■ 책소개

암 전문 요양병원인 서울힐링요양병원은 암환자 영양과 식이 관리가 뛰어나다고 입소문이 난 곳이다. 임춘미 영양과장이 제공하는 바로 그 식단의 사찰음식 메뉴를 지은주 요리연구가가 직접 조리를 통해 가정용으로 수정 보완한 88가지 레시피를 이 책에 담았다. 건강한 식생활의 길잡이가 되어줄 자연 담긴 항암 밥상이다.

2017년 2월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다큐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시즌 3은 전 세계 유명 셰프 6명이 각각 자신의 요리 세계를 보여주는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우리나라 사찰음식의 대가인 정관스님이 출연한 에피소드는 그해 2월에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다큐 부문 후보작으로 초청되어 큰 화제를 낳았다. 이후 그 사찰음식 다큐는 에미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요리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에서 TV 프로그램 온 로케이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놀라운 일은 2014년 미국의 유명 요리사 에릭 리퍼트가 세계 각국의 요리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에 감동을 받아 스님을 뉴욕으로 초청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때 [뉴욕타임즈] 제프 고디니에 기자가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을 맛보고는 2015년 한국의 백양사 천진암을 찾아와 4박5일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후 돌아가서 한국 사찰음식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고귀한 음식”이라는 기사를 썼다. 그 기사를 본 데이비드 겔브 감독이 2016년 한국에 와서 사찰음식 다큐를 촬영한 것이다.

비싼 식재료, 화려한 장식, 대단한 요리 테크닉 대신 자연과 시간의 힘을 빌려 소박하고 정갈하게 차린 사찰음식. 고기와 오신채를 금지한 것만 빼면 전통 한식과 비슷해 우리에겐 비교적 익숙한 사찰음식에 세계가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절에서 스님들이 먹는 음식이라고만 생각했던 사찰음식에는 어떤 가치가 담겨 있을까?

제철 식재료의 맛과 영양을 살린 자연식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자연의 먹을거리 또한 계절에 따라 다채롭게 바뀌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온대 기후라서 여러 가지 곡식과 채소가 골고루 잘 자라며, 삼면의 바다에서는 서로 다른 해산물이 다양한 맛을 자랑한다. 따뜻해진 봄 햇살에 제일 먼저 올라오는 봄나물, 무더위와 갈증을 시원하게 가셔주는 여름 과일과 채소, 가을이 되면 영양을 꽉꽉 채우는 뿌리채소와 버섯, 겨울에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 건나물 등의 저장식품은 사계의 특징이 깃든 자연의 선물이다. 또 깊은 바다에서 자란 미역, 다시마, 김 등의 해조류는 특유의 감칠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이렇게 자연에서 얻은 재료에 담긴 생명을 내 생명과 마찬가지로 존중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서 간소하게 요리하고,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이 사찰음식의 본질이다.

사찰음식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내기 위해 인공 조미료 대신 다양한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다. 오신채 사용이 금지되다 보니 맛과 향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다시마, 버섯, 들깨, 콩 등의 재료를 가루로 만든 후 요리에 따라 감칠맛, 구수한 맛, 담백한 맛, 시원한 맛을 내고 영양을 보완하는 데 활용한다. 이런 천연 조미료는 사찰마다 독특하게 제조되었고, 각종 장류와 장아찌 등 저장 음식과 함께 사찰마다 고유의 음식 문화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찰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자비의 마음이 끊어지지 않도록 육식을 금지하고, 차분하게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오신채를 금지하는 것. 또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가능한 한 버리지 않고 모두 먹는다는 것이다. 쌀도 너무 깎아내지 않도록 정미하고, 쌀 씻은 물이나 버섯 불린 물이나 나물 데친 물도 음식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이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버리는 부분 없이 최선을 다해 사용하는 자세에서 나온 것이지만, 영양소의 손실을 막는 효과도 있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마크로비오틱도 재료 전체의 영양을 최대한 섭취하기 위해 신선한 재철 재료를 뿌리나 껍질까지 요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역시 밥상에 오르는 재료를 생명으로 바라보고 모든 생명체와 함께 자연의 질서를 따르며 조화롭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사찰음식과 통한다.

암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

현대인의 식생활은 열량이 높고 가공식품의 비중이 크다. 여러 가지 식품첨가물을 넣어 맛과 향을 내고 더 부드럽게 가공한 고열량 음식 덕분에 혈당이 높아지고, 체중이 늘어나고, 각종 성인병이 생긴다. 먹을 것이 풍족한 만큼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의사의 조언에 따르면 암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은 각종 만성질환 즉 성인병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담배, 술, 짠 음식, 붉은 육류, 가공식품 섭취가 과도하면 각종 암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 또 이런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또는 과체중은 식도암, 폐경 후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암, 성인병 등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찰음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직접 뜯어온 산나물이나 텃밭에서 나온 신선한 채소를 주재료로 사용하고, 재료 본연의 맛과 영양을 살릴 수 있도록 직접 담근 전통 장으로 슴슴하고 담백하게 조리하니 웰빙 건강식이 따로 없다. 세계암연구기금과 미국암연구소가 식습관, 신체 활동, 체중에 대한 수천 가지 연구 결과를 포괄적으로 평가한 결과 역시 식물성 식품이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로리와 지방이 적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리활성 작용을 하는 파이토케미컬과 항산화물질을 함유한 식물성 식품이 암 위험을 줄이기 때문이다.

사찰음식의 또 다른 특징은 약용식물의 활용이다. 한의학에서는 식약동원이라 하여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고 보았는데,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음식을 약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찰음식은 영양뿐만 아니라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약리작용의 측면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며 발전해왔다. 한의학에서는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성분을 함유한 약용식물을 약재로 사용하는데, 사찰 부근의 산중에서는 그런 약용식물을 구하기 수월했기 때문이다. 이는 불교와 함께 사찰음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 잡은 150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약리작용에 대한 경험과 지혜로 발전했다.

많은 음식 전문가들은 사찰음식에 사라져가는 한식의 원형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전통 장 사용이 줄고, 패스트푸드 섭취가 늘고, 육류 소비가 급증하는 등 식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집밥도 고칼로리 메뉴인 경우가 많고, 엄마 손맛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제품으로 대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 전통 음식 문화가 오롯이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사찰음식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즈] 제프 고디니에 기자의 말처럼 “세계에서 가장 고귀한 음식”까지는 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음식’임에 틀림없는 사찰음식은 현대 사회의 건강한 식문화를 만들어갈 키워드다.

■ 상세이미지

■ 목차 및 내용

002 PROLOGUE

008 저자 인터뷰 1 / 임춘미 영양과장

012 저자 인터뷰 2 / 지은주 요리연구가

016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챙기는 사찰음식 이야기

020 사찰음식 기본 준비

- 야채수 만들기

- 야채수 끓인 재료 활용 메뉴 : 다시마표고채 조림, 다진 다시마표고 조림

PART 1 든든한 곡기, 밥 & 죽

- 밥이 보약

026 시래기밥

028 곤드레나물밥

030 우엉밥

032 콩나물무밥

034 도라지무밥

036 두부김치밥

038 잠깐 정리! 밥 짓기 기본 공식

- 소화 잘되는 죽

040 시금치죽

042 녹두죽

044 밤현미찹쌀죽

046 밤단호박죽

048 아욱죽

050 양송이브로콜리죽

052 냉이타락죽

054 흑임자타락죽

056 연근죽

PART 2 따끈한 국 & 국물 요리

- 밥이 술술 넘어가는 국

060 두부배춧국

062 콩가루배춧국

064 얼갈이배추들깻국

066 아욱된장국

068 콩비지김칫국

070 두부감잣국

072 매생잇국

- 속이 따뜻해지는 국물 요리

074 양송이버섯들깨탕

076 능이버섯탕

078 토마토스튜

PART 3 밥상이 푸짐해지는 반찬

- 매일 먹는 김치

082 참나물된장겉절이

084 깻잎된장겉절이

086 아삭이고추김치

088 취나물물김치

090 양배추김치

- 두고 먹는 장아찌

092 삼색장아찌(토마토, 방풍나물, 궁채)

096 두부장아찌

098 오이간장장아찌

100 잠깐 정리! 장아찌 만들기 기본 공식

- 입맛 살리는 밑반찬

102 두부우엉조림

104 표고버섯무조림

106 무조림

108 삼색콩조림

110 양송이버섯조림

112 연근조림

114 말린도토리묵볶음

116 새송이버섯양념지짐

- 엄마 손맛 나물 반찬

118 깻잎두부무침(취나물두부무침)

120 느타리미나리무침

122 느타리시금치들깨무침

124 방풍나물무침

126 머위나물무침

128 세발나물무침

130 쑥갓나물무침

132 생취나물무침

134 시래기나물지짐

136 깻잎찜

138 실파콩가루찜

140 잠깐 정리! 푸릇푸릇 나물 사전

- 비타민 듬뿍 채소 반찬

144 도라지오이생무침

146 오이잣소스무침

148 아삭이고추청국장무침

150 더덕잣소스무침

152 목이버섯냉채

154 알배추말이채소쌈

156 마무순샐러드

158 고구마브로콜리샐러드

160 연근샐러드

162 콩나물미나리찜

164 우엉잡채

- 고소한 전 & 튀김

166 시금치녹두전

168 무전

170 깻잎감자전

172 삼색전(가지, 배추, 모듬버섯)

174 잠깐 정리! 전 부치기 기본 공식

178 더덕찹쌀구이

180 마호박구이

182 표고버섯탕수

184 표고버섯강정

186 단호박튀김

PART 4 밥맛 없을 때 좋은 메뉴

- 반찬이 필요 없는 일품차림

190 쌈밥용 쌈장 & 약고추장

192 유부조림밥

194 두부김밥

196 장아찌미니김밥

198 비빔청국장

200 떡국

202 들깨메밀수제비

204 도토리묵김치국수

206 버섯비빔국수

208 골동면

210 가지크림파스타

212 모듬채소카레

214 아보카도감자샌드위치

216 통밀또띠아샌드위치

- 차와 함께 즐기는 간식

218 대추밤조림

220 단호박견과볼

■ 저자소개

저자 : 임춘미

임춘미 영양사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후 외국계열 회사와 대기업 메뉴개발팀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투석 전문 병원과 요양병원 영양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서울힐링요양병원에서 영양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항암보완치료전문가 자격 취득,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사찰음식교육관 ‘향적세계’에서 사찰음식 강좌 이수, 병원·학회·대학에서 암 식이요법 강의 등 암환자 영양 치료를 위해 다양한 공부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 : 지은주

지은주 요리연구가는 30여 년 전부터 손맛 좋고 요리 잘하기로 소문이 나면서 요리선생님의 길을 걷기 시작해 현재 <해피쿡스>라는 이름으로 블로그와 쿠킹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폭넓은 관심과 끊임없는 열정으로 약선, 궁중 병과, 전통 장, 약용작물 등 다양한 분야의 요리를 섭렵했으며 전라남도 신안군 소금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더욱 내실 있는 요리 세계를 위해 호서대학교 벤처대학원 융합공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성결대학교 일반대학원 약용작물산업학과 박사 과정 논문을 준비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